![[워케이션 후기] 쉼을 느낄 수 있는 경주에서의 워케이션](https://d3sb2lmcl2pteq.cloudfront.net/images/2026-07-30/admin-1010e78f-a3e0-427c-b1f7-3a4843ff48b9/Z4F4pnDntlpo.jpg?response-content-disposition=inline&Expires=1786007436&Key-Pair-Id=K357MDKRHC0QE6&Signature=n45NVQaeyZ1s7JpOzBU5DuDc7sZN2SQD2OAAs1Ler7KXSphWtJ1QKRSItLYLDouy5UgpLSgCnoyom08l43rri-GWglOfziLRzcl6SbaVsXXbrgD6a1nL615YuOxU~bmA0hKmBEDsntuCjHkaZvvIodGnAT3QK7IkCsFGRXbnM4o3Aerfgaeq25ABDcn~FX4wVbWerWvSVvJguqcah~wPRmiJb3Mv2p-9mdamUF3AuWnkQYyDW6jL6-dpJd0opCTo3TwJ9lxSQW~5zW1fRFSGcscIDNMXbAMaNkVjkgoxOS8ZRlIYkg~Figt7mwJ36yZ8HkMjHAa7BFDwhZOG2A9lEw__)
안녕하세요, 저는 개발 에이전시에 다니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 김수진입니다. 코로나 이후로 계속 회사에서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어, 30살이 된 기념으로 워케이션을 떠나보고 싶어서 처음으로 워케이션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제 소소한 취미 중 하나는 바로 사진촬영인데요, 최근에 경주가 야경이 아름다운 도시라는 걸 보고 야경 사진을 찍으러 출사를 다녀오고 싶어서 경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마침 중요한 프로젝트 마무리 후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서, 이왕 가는 김에 새로운 여행지에서 일을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서 경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혼자 여행을 했던 것도 처음이고, 워케이션을 떠난 것도 처음이라 걱정이 많았는데요, 고즈넉한 도시에서 일도 하고 여행도 하는 경험이 너무 색다르고 좋았습니다. 동네 자체가 무척 조용하고, 한옥이 많아서 아주 만족스러웠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경주는 여행지 간의 거리가 가까워서 혼자 여행을 오시거나 도보 여행을 하는 분들에게도 좋을 것 같아요.
숨겨진 여행지는 아니고, 너무 유명한 여행지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정교와 안압지(동궁과 월지) 를 추천하고 싶어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야경 사진을 찍기 위해서 여행을 오게 되었는데요, 두 장소 모두 야경이 아름다운 곳이라 꼭 방문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서울의 대표적인 야경이라고 할 수 있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겠죠. 빌딩, 남산타워 등도 있겠지만 저는 한강 위에 세워져 강북과 강남을 잇는 다리의 풍경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월정교는 지금의 한강다리 같은 존재였어요. 월정교는 신라 경덕왕 19년, 그러니까 760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삼국사기에 기록되어 있어요. 왕이 사는 경주 월성과 남쪽을 이어주는 역할로 남천 위에 세워져 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였습니다. 월정교 점등은 6시에 시작됩니다. 실제로 월정교는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낮 사진보다 밤 사진이 훨씬 더 많을 정도로 이제는 밤에 더 빛나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멋지게 사진을 담으려면 월정교 조금 아래로 내려와서 돌로 된 징검다리 중간 지점에서 찍어야 해요. 그럼 월정교 정면에서 가로로 길게 뻗은 멋진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습니다.
경주의 야경은 밤새도록 켜져 있는 것이 아니고 보통 10시면 다들 소등을 해요. 그래서 6시부터 부지런하게 돌아다녀야 합니다. 안압지는 현재는 동궁과 월지라고 불려요. 동궁은 통일신라 시대의 궁궐 유적으로 왕이 사는 월성 근처에 위치하여 태자가 사는 별궁에 해당하죠. 그리고 월지는 그 별궁에 붙은 일종의 유원지로 거대한 인공 연못에 조경을 해놓고 풍류를 즐기던 곳이에요. 다른 곳도 너무 훌륭하지만 안압지의 야경은 꼭 담아가고 싶었는데요. 그 이유는 보시는 것처럼 안압지는 인공 호수와 누각이 붙어 있어 마치 물 위에 건물들이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줘요. 그리고 물에 비친 건물의 모습은 낮보다 밤에 더 밝고 또렷해져서, 야경 명소로 꼭 방문해보시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혼자 여행을 하면 식당에 가서 밥을 먹기가 애매할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가기 좋은 곳을 소개해드릴게요. 성동시장 안에 있는 보배김밥인데요, 보배김밥은 경주 우엉김밥의 원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주까지 와서 웬 김밥이냐 할 수도 있겠지만, 김밥에 우엉만 추가됐을 뿐인데 적당한 간과 감칠맛에 아마 후회하지 않으실 거에요.
카페는 경주의 핫플레이스인 황리단길에 있는 카페, ‘빛꾸리’를 추천드리고 싶어요. 차분히 커피를 한 잔 마시는 것도 좋지만 한옥에 어울리는 음료라면 따뜻한 차 아니겠어요? 황리단길에 위치한 빛꾸리는 일제 강점기 때 지어진 한옥을 개조해 만든 공간이에요. 차와 다과를 소반에 두고 좌식으로 즐기는 풍경이 공간과 잘 어울립니다. 커피도 판매하고 있지만 작두콩차, 수국잎차같은 우리 차도 있습니다. 저는 지리산에서 자란 어린 차나무 잎으로 만든 귀한 차라고 소개받은 ‘등장윤다’와 소반에 잘 어울리는 색동 인절미구이를 먹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경주의 분위기 좋은 술집을 추천드리겠습니다. 황남거북이는 대릉원 돌담 바로 건너에 있어요. 넓은 마당이 한옥으로 둘러싸여 눈을 어디에 두어도 한옥이 담깁니다. 그리고 바깥으로는 대릉원 위로 탁 트인 밤하늘이 눈에 들어오고요. 황남거북이는 다양한 맥주, 그리고 맥주와 어울리는 안주가 있는데요. 저는 달빛 필스너 맥주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달빛 필스너는 한글과 영어로 달빛이라고 쓰여 있고 달에서 방아를 찧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토끼가 그려져 있어요. 요즘 한국에서는 소주나 청주, 막걸리 같은 술뿐만 아니라 맥주를 빚는 양조장도 굉장히 많아졌는데요. 달빛 맥주는 미국의 로스트 코스트 부루어리에서 한국을 위해 특별 제작한 맥주예요. 달밤으로 유명했던 지역인만큼 맥주도 진한 황금빛으로 만들었다고 해요.
일과 삶의 밸런스가 중요해진 요즘이잖아요, 그래서 다행히 회사에서도 재택근무나 유연근무 같은 걸 많이 도입하고 있어서, 비교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는 요즘에 정말 감사함을 느끼는 나날인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이번 여행이 첫 혼자 여행이자 첫 워케이션이었는데요, 많은 분들이 매번 일이 너무 바쁘거나, 시간이 없어서 여행을 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미루고 계실 것 같아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저희 인생 정말 짧잖아요. 그리고 일을 하는 것도 크게 보면 다 행복하려고 하는건데, 많이 바쁘고 힘들겠지만, 오히려 그럴 때 일수록 여행을 가서 좋아하는 일도 많이 하고, 취미생활도 즐기고, 여행을 하는 시간을 가지는 게 필요한 요즘인 것 같아요. 저는 이번 워케이션이자 여행이 너무 만족스러워서, 벌써 여름에 떠날 워케이션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마 그때쯤이 되면 제 사진 실력도 조금은 더 늘지 않았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