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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인터뷰 | 마케팅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방법


#144 인터뷰 | 마케팅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방법

144 인터뷰 (부제 :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

144 인터뷰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즐겁게 일하는 문화를 알리고 다양한 직무에 대해 소개하는 인터뷰입니다. 오늘은 '마케팅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실 서현님을 인터뷰이로 모셨습니다. 서현님의 '일'에 대한 생각을 들어볼까요?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영화 홍보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일하고 있는 홍보 마케터 박서현입니다. 해당 업무를 진행한 지는 1년 7개월 정도 되었으며, 지금은 한국 영화 오프라인 홍보 마케팅과 함께 OTT 서비스의 전반적인 홍보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업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자면 영화의 컨셉부터 포스터와 예고편 기획, 보도자료 기획 및 작성, 프로모션 진행, 굿즈 제작, 매체 및 관객 대상 행사 등 영화의 전반적인 홍보 마케팅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선택하게 된 계기나 좋아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청소년기 자아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혼자 영화를 자주 보았습니다. 운이 좋게, 제가 중학교때 살던 동네에 예술 영화를 상영해 주는 독립 영화관이 있었는데요, 그곳을 자주 방문하면서 신작 또는 재개봉작을 장르 구분 없이 관람했습니다. 당시 저에게 아직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접하는 창' 같은 역할이 영화였습니다. 현재 업무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독립 영화관에서 우연히 본 자비에 돌란 감독 작품의 <마미>라는 영화인데요. <마미>를 보고 나서 문득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엔딩 크레딧에 제 이름이 올라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영화 업계에 종사하고 싶어졌습니다. 그 후 대학에서 경영학과에 진학하면서 마케팅을 접하게 되었고 자연스레 다양한 영화 관련 직무 중에서도 관객들에게 가장 가까이, 최전선에서 영화를 알릴 수 있는 영화 마케팅에 큰 끌림과 매력을 느껴 해당 직무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3. 본인에게 영향을 가장 많이 준 사람은 누구인가요?

일에 대해 저에게 영향을 많이 준 사람은 두 명입니다. 한 분은 앞에 말씀드렸던 ‘자비에 돌란’ 감독이고, 또 다른 분은 제가 영화과를 복수 전공 할 수 있게 도와준 친구입니다. 자비에 돌란 감독은 제가 영화 일을 처음 시작하고 싶게끔 만든 계기이자 시작점이었습니다. 감독님의 독특한 영화 연출을 보며, 영화 자체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기고 영화를 사랑하게 된 시발점이 된 것 같습니다. 또 한명의 제 친구는 제가 좋아하는 영화를 직업적으로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지 많은 조언을 해 주었는데요. 영화 이론 뿐 아니라 영화 제작에 관련된 실무적인 부분을 많이 알려주었습니다. 고민이 많던 시기에 제 진로를 결정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데에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이라, 지금은 이렇게 두 명이 생각이 납니다.

4.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가장 희열을 느꼈거나 기억에 남는 순간?

작년 4월, 직접 홍보 마케터로 참여한 첫 극장 영화 엔딩 크레딧에 제 이름이 올라간 것을 영화관에서 직접 봤을 때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영화 마케팅을 하고 싶었던 직접적인 이유가 엔딩 크레딧에 제 이름이 올라가는 것이었는데, 오랫동안 마음 속으로만 바래왔던 꿈이 이루어진 순간이였어요. 친구들이 엔딩 크레딧에 나온 제 이름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주는 것도 신기하더라구요. 또한 무대인사나 GV 같은 행사들을 다니면서 제가 참여한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의 뜨거운 현장 반응을 피부로 느꼈을 때 뿌듯함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이런 순간들로 인해 아무리 일이 힘들어도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더 업무적으로 발전하고 싶은 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5. 일을 더 잘하고 싶어 노력했던 나만의 행동이 있나요?

영화 홍보 마케팅 업무는 사무실에서 오가는 사소한 대화에서도 좋은 아이디어나 기획 방향이 나올 수 있어서, 이런 부분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감각을 곤두세우고 일에 참여합니다. 회사 밖에서의 저는 즉흥적인 편이지만, 업무 특성상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하고 많은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나름 계획적이고 꼼꼼히 체크하는 편입니다. 저는 일기를 초등학교 이후로 쓴 적이 없는데 일을 시작하고 초기 1년 동안은 매일 저만의 업무일지를 꼬박꼬박 작성했습니다. 현재 업무의 진행 상황과 우선 순위를 파악해야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기에, 직무 초기에는 업무 일지가 큰 도움이 되었어요. 그리고 현재까지도 누구보다 업무 관련해서는 꼼꼼히 체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6. 5년 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 하고 있다면 어떤 일을 해보고 싶으신가요?

얼마 없지만 학교를 다니면서 영화 관련 일을 하는 친구들을 알게 됐어요. 만약 그 친구들도 영화 일을 계속 하고 있고 저도 계속 하고 있다면, 언젠가는 비즈니스적으로 만나면 좋을 것 같아요. 학교를 졸업하고 진짜 업계에서 본인의 커리어를 쌓고 만난 거니까. 레이싱으로 치면 카트 타다가 포뮬러로 데뷔한거에요. 친구와 같은 작품에 참여하게 되면 신기하고 뿌듯하고 더 열심히 애정을 가지며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7. 업무 시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한 나만의 방법?

저희가 하는 모든 일은 여러 회사가 함께 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이해 관계가 얽혀 있는데요. 저희 회사뿐만 아니라 각 회사들의 입장에서도 생각하고 이해한 후, 다양한 이해관계를 고려해 최대한 한쪽에 치우쳐지지 않게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결정을 내리려고 하는 편입니다.

8.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의 스타일은?

센스와 눈치가 있는 사람과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이건 어느 산업에서나 공통된 점이긴 하겠지만 그래도 저희 일 특성상 빠르게 일이 처리되는 경우가 많아서 이에 대응할 센스와 눈치가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는 있어야 일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9. 일을 하면서 슬럼프를 겪으신 적이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작년 말에 일이 많아서 한창 바쁜 시기가 끝난 후 업무적으로 슬럼프가 왔었습니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열정을 쏟아서 일을 했는데, 어떤 일들은 제가 생각했던 것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기도 하고,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컨트롤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생기기도 했어요. 당시엔 너무 바빠서 이런 감정을 오래 느낄 새가 없었는데, 오히려 바쁜 시기가 지나고 여유를 갖게 되니까 슬럼프를 겪었습니다. 슬럼프가 왔을 때는 쉬는 날에 여행을 다니면서 스스로에 대해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고, 휴식기를 가지면서 업무적 밸런스를 찾아갔더니 자연스럽게 슬럼프가 극복되었던 것 같습니다.

10.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중요한 직무인 것 같습니다.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이 있으신가요?

기본적으로 마케팅은 변화하는 트렌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SNS나 유튜브를 매일 확인하고, 마케팅 토픽이 올라오는 인스타그램 계정이나 뉴스레터들을 출퇴근길에 매일 챙겨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휴일엔 팝업 스토어나 전시를 방문하려고 하는 편인데, 제가 일 하는 분야와 다른 다양한 분야를 다른 시각으로 볼 때 좋은 아이디어들을 많이 얻을 수 있는 거 같더라구요. 뿐만 아니라, 좋은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도 많이 이용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캐릿’이나 ‘주말랭이’, ‘뉴닉’ 등을 추천합니다.

11. 직업을 다시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직업을 바꾸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대학교로 돌아가 직업을 다시 선택할 수 있다고 해도 영화 산업과 관련된 일을 선택 할 것 같아요. 예술 산업 전반에 관심이 많은데, 저는 아티스트는 아니여서 예술과 관련된 분야를 서포트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을 했을 때 보람도 느끼는 것 같아요. 현재는 영화 홍보마케팅 쪽을 하고 있지만 기회가 있다면, 영화나 드라마 등의 시나리오를 선별하고, 투자하며 초기 디벨롭 시켜보는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12. 서현님에게 ‘일’이란?

저에게 일이란 ‘필름 카메라’입니다. 필름 카메라는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바로 알 수 없지만, 필름 인화를 하고 나면 그 순간이 잘 나오거나, 제가 생각한 방향과 다르게 나와도 그때의 기억이 아름답게 추억되는 것 같아요. 제게 일은 당시 그 순간순간이 힘들고 이게 맞는지 아닌지 정확히 알 수 없을 때가 많은데, 작품이 끝나고 돌아보면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되기에 저에게 일이란 ‘필름 카메라’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