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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인터뷰 | 새로움을 하나씩 기록해가는 마케터


#144 인터뷰 | 새로움을 하나씩 기록해가는 마케터

144 인터뷰 (부제 :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

144 인터뷰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즐겁게 일하는 문화를 알리고 다양한 직무에 대해 소개하는 인터뷰입니다. 오늘은 IT회사에서 프로덕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새로움을 하나씩 기록해가는 마케터' 예린님을 인터뷰이로 모셨습니다. 예린님의 '일'에 대한 생각을 들어볼까요?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IT회사에서 프로덕트 마케팅을 하고 있는 4년차 마케터 이예린이라고 합니다. 인하우스 마케터로서 온드채널 콘텐츠 기획부터 데이터 분석, 오프라인 콘텐츠 기획까지 프로덕트의 전반적인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2.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선택하게 된 계기나 좋아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저는 소비자학과 문화예술경영을 전공하면서 콘텐츠, 광고 관련 수업을 들을 때 재미있기도 하고 적성에 잘 맞는 것 같더라구요. 그 때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해 학교 연계 회사로 디지털 광고에이전시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디지털 중심의 광고, 콘텐츠를 다루다보니 좀 더 넓은 영역인 마케팅에 대해 관심이 생겼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브랜드 내의 인하우스 마케팅 일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3. 마케팅이라는 직무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마케팅이라는 직무는 정량적, 정성적인 반응을 바로 느낄 수 있는데요. 저는 이렇게 업무에 대한 반응을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되게 짜릿한 부분인 것 같고, 마케팅이라는 직무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4. 생각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는 어떠신가요?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속상하죠.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콘텐츠인데 아무도 관심이 없거나 예상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속상하긴 하지만, 또 마케팅이라는 게 한 번만 단발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보니 부족한 점이 있거나 하면 개선하고 시장 니즈를 다시 분석하고 추가적으로 파악해보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려고 하는 것 같아요.

5. 마케터로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일단 마케팅이라는 업무 자체가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나 제품, 또는 서비스를 좋아하게끔 만드는 게 업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내가 스스로 먼저 무언가를 되게 좋아하는 마음을 갖는 그런 능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좋아하는 마음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되게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드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무언가를 좋아하기 위해서는 자세히 알아봐야 되고, 깊게 고민도 해봐야 되고 하는 일이다보니 어렵다고 생각하는데요. 내가 먼저 내 브랜드나 제품, 서비스에 대해서 좋아하는 마음을 잔뜩 가져야만 이런 마음이 소비자들한테 전해져서 우리 브랜드를 좋아하게끔 만드는 힘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6. 한 가지를 깊게 좋아하는 것과 여러가지를 좋아하는 것 중 마케팅에 더 적합한 것은?

사실 더 적합하다거나 정답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여러가지를 좋아하는 성향인 것 같습니다.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 하나의 분야를 깊게 좋아하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는 있겠지만, 마케팅은 분야가 넓고 지금의 목표에 맞는 걸 적재적소에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저는 여러가지를 좋아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7. 진행하셨던 프로젝트 중에서 공유해주실만한 일화나 에피소드?

최근에 했던 업무 중에 오프라인 박람회 부스로 참가하는 프로젝트의 TF팀 총괄을 진행했었습니다. 준비기간이 3개월 반 정도 소요된 큰 프로젝트였는데요. 해당 프로젝트가 인상깊었던 이유는 평소에 하고 싶었던 프로젝트였었지만 제가 총괄을 진행했던 것도 처음이고, 오프라인 이벤트를 기획한 것도 처음이었어요. 그런데 무엇보다 해당 프로젝트가 박람회 부스를 통해 12개의 프로덕트를 보여줘야 하는 박람회여서 다양한 협업이 필요한 프로젝트였습니다. 12개의 프로덕트를 잘 보여주기 위해 공간 구성을 하고, 시공 업체를 컨텍하고, 키 비쥬얼을 선정하는 등 다양한 업무를 진행했어야 했고, 디자인, 법무팀 등과 함께 협업하는 프로젝트이다보니 많은 의견 조율이 필요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이외에도 당일에 많은 분들이 참가하시는데, 함께 진행하는 다른 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실 수 있을까 많이 걱정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당일에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해주시는 분들께서 적극적으로 진행해주는 모습을 보며 ‘정말 하나의 목표를 위해 모든 팀들이 같은 마음으로 협업하고 참가해주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동료애를 많이 느꼈던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8. 업무 외 시간을 보내는 나만의 취미생활이 있나요?

저는 중학교 때부터 꾸준히 일기를 쓰고 있는데요, 매일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일기를 쓰고 다이어리를 꾸미는 것을 소소한 취미생활로 하고 있습니다. 일기를 쓰면서 하루를 돌아보고, 다이어리를 꾸미다보면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기도 하고, 기억하고 싶은 날들을 추억할 수 있기도 하고 다이어리 꾸미기에만 집중해서 할 수 있어서 좋은 취미인 것 같아요.

9. 본인에게 영향을 가장 많이 준 사람은?

우선 부모님으로부터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고집도 있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저희 부모님은 지금까지 제가 무언갈 한다고 했을 때 한 번도 반대를 한 적이 없으셨거든요. 그렇다보니 항상 모든 선택을 제가 해왔었고, 제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이런 부모님의 서포트 덕분에 뭔가를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태도를 부모님으로부터 많이 배웠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업무와 관련해서는 첫 회사의 사수님으로부터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워크숍 준비를 할 때에도 엑셀 시트에 12번 넘게 수정을 진행하실 정도로 디테일한 분이셨는데요, 처음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처음 배우는 것들이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하나하나 세심하게 잘 가르쳐주셨어요. 명함 교환하는 방법과 같은 비즈니스 매너부터 협업 요청 등과 같은 부분, 디테일하게 업무를 대하는 태도나 방법을 많이 배웠습니다. 특히 새로운 아이디어나 문제 해결 방안같이 무언가를 제안하려는 업무 태도를 많이 배웠어요. 지금도 일할 때 사수님의 스타일이 가끔 묻어나오는거 같아요.

10. 일을 더 잘하고 싶어 노력했던 나만의 행동이 있나요?

매주 인상 깊은 마케팅 사례를 발견하고 분석하는 챌린지라든가, 공간을 탐험하는 커뮤니티라든가 이런 다양한 커뮤니티에 많이 참여했습니다. 커뮤니티 참가를 통해서 다른 브랜드의 마케터들은 어떤 식으로 업무를 하고 있고 어떤 고민이 있는지 대화를 많이 나누기도 하고, 특히 마케팅 사례 분석하는 챌린지를 하고 나선 어떤 캠페인을 볼 때 ‘왜 좋다고 생각하는가, 기획자는 어떤 의도로 기획했을까’를 습관적으로 고민해보게 되었어요. 마케팅 레퍼런스를 많이 보는 것 플러스 좀 더 깊이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기르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11. 영감을 받기 위해 자주 가는 공간이 있는지?

최근에는 성수동을 자주 가곤 합니다. 요즘에 성수동은 정말 마케팅의 집약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팝업 스토어가 열리는데요, 팝업스토어 별로 이벤트 기획이나 구성, 굿즈 등이 너무나 다르고 다양하기 때문에 성수동을 방문해서 이런 것들을 직접 체험하곤 합니다.

12. 일을 할 때 꼭 사용하는 나만의 업무 아이템이 있나요?

저는 줄이 있는 메모패드를 자주 사용합니다. 자유롭게 생각을 정리하거나 메모를 남길 때 사용하곤 하는데요, 직접 수기로 적으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편이라 메모패드에 간단한 프로세스를 적기도 하고 아이데이션을 하거나 할 때 사용하기도 합니다.

13.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는 나만의 방법이 있는지?

저는 마케팅을 직접 진행하는 마케터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마케팅에 제일 현혹되는 사람이기도 하는 것 같아요. (웃음)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 많은 소비를 경험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성수동 팝업 스토어에 방문해서 이벤트를 참여해보고, 리플렛도 읽어보고, 마케팅을 잘 하는 브랜드가 있다면 직접 방문해보기도 하고, 콘텐츠도 확인해보고, 인스타그램에서 많이 보이는 제품이 있다면 구매해서 사용해보기도 하는 식으로 적극적으로 소비를 하는 게 나중에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14. 5년 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 하고 있다면 어떤 일을 해보고 싶은지?

시점이 언제일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언젠가 저만의 공간 브랜드를 만들고 운영해 보고 싶습니다. 저희 동네에 ‘마을상점생활관’이라는 로컬 가게가 있는데요. 매거진 B의 편집자로 일하시던 분이 퇴사하신 후에 아내분과 함께 오픈하신 공간인데, 커뮤니티 형태의 북클럽을 운영하거나, 공연을 진행하거나, 연사를 초빙해서 강연을 진행하거나, 요가 클래스를 진행하거나, 손님이 호스트로 모임을 여는 등 해당 공간에서 다양하고 재미있는 것들을 자주 진행하는데, 저도 언젠간 이런 공간 기반 브랜드를 직접 기획, 운영하고, 마케팅까지 해보고 싶습니다.

15. 슬럼프를 겪으신 적이 있나요? 어떻게 슬럼프를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일정 시기마다 무기력감을 느끼곤 하는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할 힘이 나지 않고 에너지가 생기지 않는 느낌을 받는 건데요. 그럴 때마다 많이 움직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일상생활에서는 자의로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아서 무기력감을 느낄 때는 여행을 가려고 하는 편이에요. 저는 여행을 가면 많은 것들을 구경하고 많이 움직이는 성향이다보니, 여행을 가게 되면 어떻게서든 움직이게 되더라구요. 그렇게 일상에서 벗어나서 여행을 하고 나면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이 들어서 무기력감을 극복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맹그로브 고성으로 워케이션을 오게 되었고, 바다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파도를 보면서 생각 정리도 하는 시간을 보냈어요! 덕분에 정말로 에너지를 얻고 또 한번의 무기력감을 극복하고 갑니다.

16. 잘 쉬면서 일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일과 쉼을 잘 구분하는 사람이 있는데, 저는 일과 쉼의 구분이 명확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그렇다보니, 저에게 잘 맞는 방법은 제가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일놀놀일’이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그 책에 나온 것처럼 일과 삶이 적절히 잘 조화롭게 섞였을 때, 삶이 더 조화롭고 긍정적이게 되는 것 같아요. 쉴 때에도 문득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면 업무에 적용하기도 하고, 일을 할 때에도 동료들과 재미있게 일을 하려고 하는데, 이런 식으로 자기에게 맞는 방식을 잘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같은 경우엔, 원격근무를 했을 때 동료들과 랜선으로 스몰토크 타임을 주 1회 정해서 만나기도 하고, 좋아하는 카페에 단골이 되어 그 카페에서 매일 몇시부터 몇시까지 일을 하는 등 나만의 리츄얼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하루에 8시간이나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야하는데, 그 시간 동안 내가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17. 예린님에게 ‘일’이란?

저에게 일이란, 자전거 타는 일 같아요. 어떨 땐 하염없이 페달만 밟는 것 같지만 실제로 앞으로 나아가잖아요, 땀 뻘뻘 흘리며 오르막을 올라가기도 하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상쾌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 그리고 어쩔 땐 달리다가 예쁜 풍경을 보면 더할나위 없이 뿌듯하기도 한 것처럼 일할 때에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매일 반복되는 일을 하면서도, 점점 일이 진척이 될 때, 그리고 좋은 성과로 이어졌을 때의 성취감이란 이루말할 수 없는 것 같아요.